AI 기술과 부정행위의 진화

 

최근 뉴욕타임즈는 “AI, Testing and the New Cheat”라는 기사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 현장에서 부정행위의 양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해 심도 깊게 조명했습니다. 전통적인 커닝 페이퍼나 친구의 숙제를 베끼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술을 활용한 보다 정교하고 교묘한 방식의 부정행위가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AI 부정행위의 방식: 새로운 시대의 치팅

기사는 한 고등학생이 시험 도중 스마트워치에 연동된 인공지능 앱을 사용하여 문제의 정답을 실시간으로 받아본 사례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이 학생은 AI 챗봇을 통해 역사 시험 문제에 대한 서술형 답변을 받았고, 이 내용은 교사의 눈에도 자연스럽게 보일 만큼 정교했습니다. 교사는 학생의 답변에 의심을 품고 조사를 시작했고, 결국 해당 학생이 AI 도구를 활용해 부정행위를 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처럼 현재 학생들은 챗GPT, Bing AI, Grammarly 등 다양한 AI 도구를 과제나 시험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도움을 넘어 부정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학생들은 AI가 제공하는 결과를 자신의 생각처럼 포장하여 제출하고, 교사 입장에서는 이를 구분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윤리 교육의 필요성

이러한 변화는 단지 학생 개개인의 윤리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AI 도구들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무엇이 부정행위인가', 'AI를 정당하게 사용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윤리적 판단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뉴욕의 한 교사는 기사에서 “학생들이 AI를 ‘도움’이 아닌 ‘답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인식할 때, 그 차이는 매우 큽니다. 우리는 이제 학생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윤리를 가르쳐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부정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AI를 어떻게 책임감 있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기관의 대응 전략

현재 미국 내 일부 학교들은 AI 기반 부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시험 방식과 기술적 장치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감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거나, 손글씨 시험을 강화하는 방식, 심지어는 AI의 도움 없이 구술시험을 보는 방식까지 도입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교사는 학생들에게 AI를 활용한 자료조사를 허용하되, 최종 제출물은 반드시 학생 자신의 언어로 서술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한 고등학교 교장은 기사에서 “학생들이 이미 AI에 익숙해져 있고, 이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막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고 판단할 것인지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래 교육의 방향: 평가 방식의 전환

AI 기술의 도입은 단순히 부정행위라는 문제를 넘어서,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즉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정답 중심의 객관식 평가 방식은 AI 시대에 점점 그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창의력, 문제 해결력, 비판적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교육 시스템 전반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이러한 변화를 '평가 혁신'이라고 표현하며, AI 시대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학생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더라도, 궁극적인 사고와 표현은 자신의 힘으로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새로운 역할이 될 것입니다.

 

AI는 이제 교육의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 변화는 부정행위의 양상부터 시작하여, 교육의 방향성과 가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술을 막는 것이 아닌, 그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것이 지금 교육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AI와 함께 살아가는 세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윤리와 책임,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힘입니다.